사람들은 왜 부동산 투자에 열광하는가?


정부는 진정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를 원하는 것일까? 

 - 9.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을 보며


최근 수년간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상승이 지속되면서 정부는 불붙은 부동산 투자 심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여러가지 정책 수단을 도입해 왔다. '17.8.2일에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투자 심리에 불을 붙이면서 정부의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를 내자, 잇따라 여러가지 부동산 정책을 발표해 왔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9.13 대책 이후, 정부가 의도한 데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강남3구를 중심으로 서울의 부동산 거래량 역시 급감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정부의 입장에선 급격한 투자 심리를 가라앉히는 것이 필요하지, 부동산 시장의 냉각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유인즉, 부동산 거래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고용시장과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세와 지방세 등 세수 확보가 가능하기에 정부가 부동산 냉각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냉각기는 취득세와 같은 지방세 세수의 급감으로 예산 확보율이 좋지 못한 지자체 예산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원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상승을 통한 사회 전반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며, 부동산 시장의 완만한 상승에 따른 따른 경제 활력을 도모하고자 함이다. 결국 귀결점은 부동산 자산이라는 것은 화폐 가치의 인플레이션만큼 지속적으로 완만한 상승을 도모해야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 요인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부동산 폭락론자의 잘못된 예언

 - 전세살이를 고집하다


수년간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대세 상승장에서, 아파트 한 채로 수억을 벌었다는 사람이 주변에서 속출하며,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모습이 주위에서 자주 목격되곤 한다. 이에 반해 2010년대 초반 서울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장을 경험하며 '전세가 최고'라고 외치며 전세살이만 고집하던 많은 서민들은 상대적 허탈감에 빠져 있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이곤 했다. 당시는 '부동산을 사면 망한다'며 외치던 수많은 부동산 폭락 강연가들이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하며, 전세살이를 종용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역으로, 그 때 전세를 사지 말고 아파트를 하나 샀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결과에 대해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다. 역설적으로 그 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릴 뿐이다.





20~30대를 위한 희망의 상징

 - 부동산 재테크


최근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상승을 경험하면서 과거에는 주로 보이지 않던 특이한 현상 하나가 보이고 있다. 바로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할 20~30대도 이러한 부동산 자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에 동참해, 투자 시장에 참여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실질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하는 세대가 40대가 중심이 아니라, 20~30대에서도 흔하게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20~30대에게 주는 희망을 거꾸로 보여주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즉, 평생 월급만 벌어 내 집 하나 갖기가 어려운 시절에 부동산 재테크를 통한 자산 상승이 내 삶에서 그나마 부를 창출할 수 있는 희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절약의 미덕이 절대적이라는 신념을 비교해 본다

 - A군과 B군의 이야기


한 번 생각해보자. 중위 평균 연봉보다 많은 연봉 6천만을 받는 30살의 직장인 A를 가정해 보자. 30살에 연봉 6천만원이면 상당한 고수익자며, 많은 사람들은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많은 돈을 버는 그가 부럽다고 할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그렇지 않다. A의 부모는 가진 재산이 없어, A에게 물려줄 자산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A는 좋은 직장에, 남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지만, '맨 땅에 헤딩하듯'이 스스로 모든 자산을 불려나가야 한다. 더 나은 노후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기 위해서라도 A는 입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절약해서 부를 창출해야만 한다. 만약, 이게 싫다면 욜로(YOLO)의 삶으로 사는 것을 선택해야만 한다. A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절약의 미덕을 가지고 부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그가 창출할 앞으로의 자산에 대해서 정확하게 얘기해 보도록 하자. 그의 연봉 6천만원에서 4대보험과 세금 각종 직장 공제금을 제외하면, 그가 받을 실수령금액은 대략 5천만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5천만원이면, 월에 실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대략 4백만원이 될 것이다. 


월급 4백만원이면, 국내 평균 근로자보다 굉장히 높은 고연봉에 속하는 직군이다. 만인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월급 4백만원이니 남부러울 것 없겠지만, A는 곧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지방에 사는 부모님이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A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재력은 아무것도 없다. 사회 초년생인 A가 정부와 LH에서 진행하는 전세임대주택에 대해 정보를 알 턱이 많지 않고, 해당 주택에 당첨될 확률도 적기에 결국 저금리의 회사 사내대출을 활용하거나 은행권의 직장 신용특판을 활용해 1000/60만원짜리 원룸 월세를 마련한다. 


A는 미래를 위해 지독하게 아끼며 산다. 점심은 회사에서 저녁은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역시 회사에서 먹는다. 담배도 피지 않고, 내 돈으로 술도 사 먹지 않는다. 오로지 지출비용은 지하철 왕복요금 3천원이다. 회사와 친구들이 A를 '지독한 노랭이'라고 불러도 꿋꿋히 절약의 삶을 실천한다. 그에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위해 종자돈을 모아야 하는 숙명이 있다. 





이렇게 회사와 집을 오가며 회사에 내 삶을 모두 바쳐 35살이 될 때까지, 그는 월마다 280만원을 저축했다. 4백만원의 급여 중 무려 70%를 저축했다. 그가 매월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월세 60만원, 공과금과 관리비 10만원, 교통비 10만원, 용돈 20만원, 부모님 용돈 20만원 뿐이다. 매년 3,360만원이 모였다. 5년이 지나니 약 1억8천만원이 모였다. 적금 가입당시 3.0%라는 고금리에 월복리 이자를 지급하는 은행을 열심히 찾아서 저축을 한 결과로 원금 1억6천8백만원이 5년 뒤에 1억7천9백만원이 되었다. 


자, 이제 A의 나이는 35살이 되었다. 지독한 절약 덕분에 그는 이제 1억8천만원의 종자돈을 모았다.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차도 한 대 사야 한다. A는 수중에 있는 종자돈 1억8천만원으로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와 전세를 알아본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넘사벽 가격에 좌절하기 쉽상이다. 


A의 앞날에서 자본을 생성해주는 곳은 직장이 유일하다. 연봉이 오르긴 하지만 오르는 만큼 내야 할 세금도 늘어난다. A는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고, 차도 사야 하고, 전세나 매수로 서울이나 서울 근교에 있는 아파트, 빌라로 이사도 가고 싶다. 그리고 노후도 준비해야 하는데, 나이는 벌써 30대 중반이다. 들어와야 할 돈 보다 앞으로 나가야 할 돈이 더 많은게 뻔히 보이는데, 가진 자본은 1억8천만원이다.


결국 열심히 벌어서 모은 돈 1억8천만원은 그에게 종자돈이라는 기쁨보다는 할 수 있는게 많지 않다는 좌절감을 주기 십상이다. 열심히, 지독하게 아끼고 아껴서 모은 종자돈 1억8천만원이란 숫자가 현실에선 그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는 액수는 아닌 것이다. 


그런 좌절감에 빠져있던 A가 고등학교 친구 B군을 만났다. 공부도 잘 못했고, 연봉도 중위 평균 수준인 3천만원에 불과하다. 내 연봉의 절반밖에 안 되는 친구다. 돈도 잘 쓰고, 소비 지향적인 친구다. 하지만, B군은 부자 부모님을 만나 결혼하자마자 서울에 있는 3억6천만원짜리 아파트를 하나 샀고, 지금 시세가 7억2천만원이 되었다고 A에게 자랑한다. 


열심히 월급을 아끼고 아낀 짠돌이 A가 모은 자본 1억8천만원보다, 버는 돈을 족족 써버린 B의 자본 상승이 3억6천만원으로 A에 비해 2배 가량이다. A는 허탈감과 상실감에 빠지게 된다.


A의 경험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열심히 아끼고 벌어도 B를 따라가기 힘든 것이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A는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해 맨 땅에 헤딩을 해야 했고, B는 넉넉한 부모님을 만나 자산을 물려받고, 자산의 시세 상승까지 이뤄낸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자산의 의미는 내가 더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자산의 특성이라는 것이 그렇다. 오랜 시간 완만하고 지속적으로 상승의 추세를 보인다. 물론 시기에 따라 상승과 하락의 사이클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자산의 근본적인 특성은 근본적인 실체를 가지고 있는 유형의 화폐 대용이라는 것이다. 시기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화폐 가치의 인플레이션 이상만큼의 완만한 상승은 보여주는 것이 현실이다. A는 열심히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만 생각하지만, 모아놓은 자산이 없기에 자산 상승이라는 재테크에 편승할 수 있는 방법이 없던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가진 자산이 많다는 것, 그리고 부모님의 재력 덕분에 내가 출발할 수 있는 위치가 평범한 다른 사람들보다 높다는 것은 곧 내가 재력을 가질 기회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에서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고되고 힘든 것은 내가 가진 자산이 많지 않기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많은 것을 아끼고 절약하며 살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그랬지만, 사람들이 부동산 재테크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B군 때문이다. 자산의 보유와 상승을 통해 내가 현실적으로 가질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재력을 보유하고 싶기 때문인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위에서 제시한 A군이 월세가 아니라 전세를 살았다면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주거비용을 그대로 절약했다 하더라도 A군이 상황이 현실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적어도 위의 A군은 평균 연령대의 사람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더 많은 짠돌이 정신을 발휘해 저축률 70%를 달하는 평균을 상회하는 상위 집단의 예시이다.


사람들이 부동산 투자에 열광하는 것은 B군의 모습을 통해, 내가 현 위치에서 얻기 힘든 더 많은 부를 창출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자산 상승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결과를 내게도 투영하고 싶은 심리 때문인 것이다. 





투자 재테크의 무기를 장착하라

 - 천천히, 정석대로, 시간을 소비할 것


사실 투자와 투기는 한 끗 차이에 불과한 것이다. 필자는 투자와 투기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해석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재테크라는 것은 필수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무기인 것이다.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내가 더 높은 위를 바라보려 한다면, 내게 투자 재테크라는 무기는 필연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인 것이다. 


수많은 대기업의 주된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이 부동산 차익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영업이익을 통해 성장해야 할 많은 기업들이 사실은 부동산 가치 상승을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해 왔다는 것을 말이다.


오늘 칼럼에서는 A군과 B군을 예시로 들며, 사람들이 왜 부동산 투자에 열광하는지 그 심리에 대해 짚어보고자 하였다. 차후 칼럼에서도 하나씩 투자 재테크와 관련한 사례와 이야기들을 풀어보려고 하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단기간에 많은 이익만을 쫒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과욕이 되는 것이고, 과욕은 좋지 못한 결과를 낳는 결과가 많다는 것을 말이다. 투자는 정석대로, 천천히, 시간을 소비해 가면서 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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