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투자 수익과 하락을 암시하는 양날의 검
최근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장사가 안 된다'는 자영업자들의 푸념 아닌 푸념인 듯 하다. 그만큼 국내 실물경기가 안 좋다는 이야기일 테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반대로 '경기가 좋아 장사가 잘 된다'는 소리는 많이 들어본 적은 없는 듯 하다. 굳이 서두부터, 소비의 최전선인 자영업자들의 푸념 이야기를 화두로 꺼낸 것은 현 시점의 국내 실물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니다. 바로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월급쟁이의 주머니 투자(Pocket Investment)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함이다.
인플레이션, (단기)투자 수익과 하락을 암시하는 '양날의 검'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가상승률로만 해석하면 될 것인가. 굳이 재테크와 투자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굳이 머나먼 나라의 얘기처럼 들리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인지 궁금할 독자들도 있을 듯 하다. 답답해할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내리자면, 필자는 인플레이션을 '투자에 대한 수익과 하락을 암시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싶다.
국내 경제는 물론이거니와 세계 경제도 마찬가지로 경기 상승과 하락의 싸이클을 반복하며,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물론 크게 보면 지속적인 상승이 맞지만, 단기나 중기의 경기 싸이클을 보면, 성장과 하락이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다루는 수많은 개별 상품군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흔히 자산을 증식시키기 위해 투자하는 주식과 부동산 뿐 아니라 예금과 채권의 수익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주식과 부동산의 가격 상승과 하락은 경기의 상승과 하락처럼 등락을 거듭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데, 예금과 채권도 마찬가지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예금과 채권은 물론 우리가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하지 않는 모든 상품의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지난 수십년간 점진적인 상승을 꾀해 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적어도 국내 시장을 보게 된다면 말이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최종 결정자, 인플레이션
모든 투자 상품의 가격과 상승을 부추기는 것은 본질적으로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상승과 연관이 있다. 물론 거시적인 대외 환경을 추정하는 데에 단순히 정부 정책금리인 기준금리와 수요와 공급에 의한 시장금리만 놓고 보는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거시경제의 흐름(경기 상승과 하락)을 규정하는데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과거 수십년간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등에 투자를 해왔다면 자산 증식이 쉽게 실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데에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것이다. 가장 안전한 상품이자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예금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 예금금리는 1년만 가지고 있어도 수십퍼센트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었고, 이를 통해 누구라도 쉽게 자산을 증식할 수 있었다. 지속적인 투자 활동을 통한 자산 증식은 틀린 말이 아닌 것이다. 그만큼 오랜 세월 개별 투자상품이 어떤 것이던,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다면 그만큼 상승률에 따라 자산이 증식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다만, 과거 70년대보다 현 수준에서 투자 기대수익률은 점차 낮아졌을 뿐이다.
이는 무엇을 설명하는 것일까? 바로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란 '화폐 가치가 하락하여 해당 국가의 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필자가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바로 모든 투자상품의 상승과 하락의 결정 과정에 인플레이션이 깊게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 상품의 총괄 설계자(Key Factor), 인플레이션
한 국가가 정책금리인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에는 국가가 목표했던 목표 인플레이션의 수준 등에 따라 결정하게 되는데, 인플레이션은 바로 경기의 흐름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서 목표 인플레이션율보다 향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이 높을 경우 경기가 과열되거나 과열될 것으로 판단,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목표 인플레이션이 예상 인플레이션보다 낮을 경우에는 경기가 좋지 않거나 나빠질 것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양적 완화 정책 등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인플레이션 외에도 경제 흐름을 예상하게 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경기 흐름을 판단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Key Factor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에는 경제성장률과 임금상승과 하락, 실업률과 환율, 원자재의 가격 상승과 하락 등이 있으며, 이러한 개별 변수들이 총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결정하게 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경기의 상승과 하락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뿐 아니라 투자 상품의 개별 가격 결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채권 가격의 상승과 하락, 예금 금리의 결정, 주식의 상승과 하락, 경기 흐름에 따른 주택 가격의 상승과 하락 등이 모두 인플레이션의 현 수준과 예측에 따라 비밀스럽게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현 수준에서 진단하고, 향후 해당 국가와 세계 경제의 경기 싸이클을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인플레이션 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개별 국가와 세계 경제의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결국엔 개별 투자상품의 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투자 상품의 수익과 하락을 예상하게 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자산을 지키고 싶다면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일반적으로 현 수준에서의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은 경기가 상승 싸이클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주식 시장이 상승하고 채권 가격이 하락하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또한, 일정 시점에서 해당 국가의 예상 인플레이션이 목표 인플레이션 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장차 정부는 기준금리를 인상해 경기를 진정시키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것이며, 이로 인해 예금 금리는 상승하고, 채권가격은 하락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주식 시장은 하락하고, 주택 가격도 하락할 것이다.
물론, 투자 상품의 개별 가격 결정 요인에는 투자심리와 같은 비가격적 결정 요인들도 있지만 거시경제를 통해 전반적인 투자 상품의 환경 요인을 분석할 경우에는 인플레이션보다 중요한 결정요인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과거의 경험이 미래의 투자 수익을 정확하게 안겨다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은 곧 물가 수준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얻고자 함이라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만 보면 성장의 폭은 점차 둔화(인플레이션의 최대와 최소의 Gap도 둔화)되었으나 지속적인 성장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하락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상승과 하락에 따라 개별 투자자산의 가치 상승과 하락을 발생시켰으며,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산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는 것이다.
앞으로 투자 환경이 다변화됨에 따라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의 종류와 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와 갯수는 많아졌지만, 인플레이션의 안정화에 따라 기대수익률도 그만큼 낮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금을 들고 있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행위는 없으며, 개인의 기대수익률 요구치에 따라 위험률이 다른 모든 종류의 투자상품에 나의 자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란 자산을 지키는 행위인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실물 자산의 투자부터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평균을 일부 하회하는 저수익 상품인 예금까지 모든 종류의 투자가 집행되어야 나의 자산을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장기적으로 투자 활동은 계속되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투자 수익의 상승과 하락을 판단하기 위해 현 수준과 예상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확인하는 것도 투자를 집행하기 위한 판단 요소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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